58세 당뇨 진단, 진돗개와 매일 걸어 당화혈색소 7.8→6.2 | 12개월 산책 기록
58세에 당뇨 진단을 받고 1년 반을 힘겹게 버텼다. 약도, 값비싼 식단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. 59세 말, 지인 소개로 족보 있는 진돗개 숫놈 한 마리를 들였다. 그 녀석의 타고난 습성이 나를 매일 걷게 만들었고, 3년 반이 지난 지금 공복혈당이 정상 범위에 들어왔다.
58세 되던 해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145mg/dL이 나왔다. 의사는 담담하게 "당뇨입니다"라고 했지만, 그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. 평생 큰 병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, 이제부터 평생 관리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.
그 후 1년 반이 정말 힘들었다. 식단 조절도 해보고, 걷기 운동도 시작해 봤지만 혼자서 꾸준히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. 수치는 조금씩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고, 의지는 흐려지고. 그렇게 1년 반이 흘렀다.
59세 말 — 족보 있는 진돗개를 들이다
그러던 중 지인이 진돗개 한 마리를 소개해줬다. 부견과 모견 모두 이름 있는 혈통, 족보가 분명한 순종 진돗개 숫놈이었다. 처음부터 건강을 위해 키우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. 그냥 집이 너무 조용했고, 살아있는 무언가와 함께하고 싶었다.
손바닥만 한 녀석이 집에 온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. 족보 있는 진돗개답게 눈빛부터 달랐다. 그게 벌써 3년 반 전 일이다.
그 녀석이 내 혈당을 바꿀 줄은 그때는 몰랐다.
진돗개가 나를 매일 걷게 만든 이유
진돗개는 다른 견종과 확실히 다르다. 특히 두 가지 습성이 내 생활을 완전히 바꿔놨다.
1년 반 동안 혼자 걷겠다고 마음먹고 번번이 실패했던 내가, 이 녀석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걷기 시작했다. 의지가 생긴 게 아니라, 안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.
혈당 관리에 최적
하루 마무리 운동
하루 2시간 이상, 매일, 날씨에 상관없이. 특별한 운동이 아니라 그냥 산책이었다. 그런데 6개월이 지났을 때 건강검진 수치가 처음으로 제대로 떨어졌다. 128. 그 숫자를 보던 날의 기분을 아직도 기억한다.
3년 반의 변화 — 시간순 기록
함께 도움이 됐던 것 — 자스민차 이야기
산책 외에 한 가지 더 챙긴 게 있다. 자스민차다. 어디서 당뇨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해봤는데, 나름의 방식을 만들었다.
하루치를 한 번에 끓여 냉장 보관
하루 마실 양을 한꺼번에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하루 1리터 이상 마셨다. 따뜻하게 데워 마시기도 하고, 그냥 차갑게 마시기도 했다. 물 대신 자스민차를 마신 셈이다.
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, 내가 직접 느낀 변화가 있다. 아침 공복 상태에서 소변을 볼 때 거품이 거의 없어졌다. 당뇨 환자라면 알겠지만, 소변 거품은 혈당과 신장 상태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신호다. 자스민차를 꾸준히 마신 기간에 이 거품이 확연히 줄었다.
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이다. 다만 물 대신 자스민차를 충분히 마시면서 수분 섭취가 늘어난 것이 전반적인 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.
결국 내가 배운 것
운동은 '의지'로 하면 안 된다
1년 반 동안 혼자 걷겠다고 수없이 다짐하고 수없이 실패했다. 그런데 진돗개가 오고 나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. 녀석이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, 내 몸 상태가 어떻든 나가야 한다.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, 어쩔 수 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환경이 필요했던 것이다.
진돗개의 습성이 곧 운동 처방이었다
날씨를 가리지 않고, 집 안에서 배변을 하지 않는 진돗개의 본능이 나를 매일 밖으로 끌어냈다. 특별한 운동 프로그램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. 하루 2시간, 매일, 3년 반. 그게 전부였다.
꾸준함이 수치를 바꾼다
한 달, 두 달은 큰 변화가 없었다. 6개월이 지나서야 수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. 당뇨 관리는 단기전이 아니다. 내 경우엔 정상 범위에 들어오기까지 약 3년이 걸렸다.
3년 반 후, 지금의 나
공복혈당 145에서 95~115. 숫자만 바뀐 게 아니다. 몸무게가 줄었고, 몸이 가벼워졌고, 아침에 일어나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. 무엇보다 매일 함께 산책하는 이 녀석이 곁에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.
58세에 당뇨 진단을 받고 막막했던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라도 닿았으면 한다.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. 매일 나를 밖으로 끌어내 주는 무언가, 그게 해답이었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