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혈압·협심증 진단 후 약을 시작하기까지 3개월 | 의사에게 확인한 6가지 질문
58세에 당뇨 진단을 받은 데 이어 60세에는 고혈압과 협심증까지 진단받았다. 평소 혈압이 높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기에 더 당황스러웠다. 지금은 당뇨약, 혈압약, 협심증 약 세 가지를 아침마다 복용하며 3년 이상을 보냈다. 약만 바뀐 게 아니라, 나 자신이 달라졌다.
당뇨 진단을 받고 몸 관리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던 60세 어느 날,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왔다. 가슴이 먹먹하고,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듯한 감각.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다. 그런데 그 느낌이 반복됐다. 결국 병원에 갔다.
결과는 예상 밖이었다. 고혈압과 협심증을 동시에 진단받았다. 나는 평소 혈압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. 스스로 건강한 편이라고 믿었다. 그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.
병원에 가게 만든 증상들
돌이켜보면 신호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. 다만 나는 그것을 단순한 피로나 날씨 탓으로 넘겼다.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, 내 경우는 달랐다.
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왔다. 무겁다기보다 꽉 막힌 것 같은 감각. 동시에 얼굴이 붉어지는 듯한 열감도 느껴졌다. 그게 처음이 아니었다. 반복되고 나서야 이건 그냥 넘길 게 아니겠다 싶었다.
병원에서 혈압을 재자마자 의사의 표정이 달라졌다. 수치가 높았다. 추가 검사 결과 협심증 소견도 나왔다. 당뇨에 이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더 얹게 된 것이다.
약을 먹기로 결정하기까지
솔직히 망설였다. 당뇨약을 먹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, 여기에 혈압약과 협심증 약까지 더해진다는 게 심리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. 약을 먹는다는 건 내가 그만큼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였다.
그런데 의사의 말이 마음을 돌렸다. "지금 안 드시면 나중에 훨씬 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." 협심증은 방치하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. 더 이상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.
복용 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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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 식사 후 세 가지 동시 복용
매일 아침밥을 먹고 나서 세 가지 약을 함께 챙기는 것이 지금의 루틴이다. 3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. 가끔 깜빡할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다. 그럴 때는 저녁에 돌아가기 전까지 각별히 몸 상태를 살폈다.
60세 이후 — 시간순 기록
약보다 더 크게 달라진 것 — 마음
3년 넘게 세 가지 약을 먹으면서 몸이 달라진 건 당연하다. 그런데 내가 더 크게 느끼는 변화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.
나는 원래 급한 성격이었다. 빨리 결론을 내야 하고, 빨리 움직여야 직성이 풀렸다. 그런데 고혈압과 협심증 진단을 받고 나서 그 급한 성격을 그냥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혈압은 스트레스와 분노에 직접 반응한다는 걸 몸으로 배우고 나서부터다.
결국 내가 배운 것
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
나는 "나는 혈압이 높지 않다"고 수십 년 믿어왔다. 그 믿음이 틀렸다. 증상이 없다고 정상이 아닐 수 있다. 60대라면 혈압은 정기적으로 재보는 것이 맞다.
약을 먹는다는 건 지는 게 아니다
처음엔 약을 먹는 것이 패배처럼 느껴졌다.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. 약은 몸이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. 잘 먹고, 잘 관리하면 된다.
성격도 관리 대상이다
혈압 관리에서 가장 큰 변수는 약이 아니라 감정이었다. 급하게 반응하고, 화를 참지 못하면 혈압은 바로 올라간다. 성격을 다스리는 것이 결국 혈압을 다스리는 것과 같았다.
3년이 지난 지금
세 가지 약을 매일 아침 챙기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다. 당뇨, 고혈압, 협심증. 나이 들면서 하나씩 더해진 것들이지만, 그것들이 오히려 나를 더 꼼꼼하게 살아가게 만들었다.
한 발짝 쉬어가고, 긴 호흡으로 멀리 보려는 습관. 이게 약 이상으로 나를 바꿨다고 생각한다. 60대에 병이 생긴 것이 불행이 아니라, 그게 나를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.
